미국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고용해서 이사를 했다. 타주로 이사하는 건 아니었고, 동네 이사 그러니까 차로 이십 분 이내 거리에서 이사를 했다. 예전에 이사를 할 땐 이민 가방에 짐을 싸고 버스를 타고 이사를 하거나 유홀을 빌려서 친구들과 함께 이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사람을 고용했다. 미국에서 이사하는 방법 중에는 유홀을 통해 운전은 직접 하고 무버들만 고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짐이 얼마나 나올지, 그리고 그걸 차로 가지고 오고 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트럭도 본인들이 가져오는 이삿짐센터를 이용했다. 기존에 살 던 곳에서 보이는 이삿짐센터 번호를 적어두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여러 업체에서 견적을 받았다. 필자는 약 540 sq ft의 원룸/1 베드룸이었다. 짐을 거의 다 싸놓았는데도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필자는 결론적으로 600불이 들었다. 다른 주에서 이사해 보신 분들은, 여기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고 본인은 두 시간에 다 끝났다고 놀라는 거 보면 결국 이사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심신의 평화를 위해서 반나절은 걸린다고 생각하길 추천한다. 조삼모사라고 해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사실이니까. 그럼 이제부터 자취생이 미국 로컬에서 이삿짐 센터를 고용해서 해외에서 이사한 후기 시작한다.
이삿짐센터 비용 고려할 사항
미국에서 이삿짐센터를 고용할 때 비용 중 고려할 사항에 대해 적어보겠다.
1. 시간당 가격 및 몇 명의 이삿짐센터 사람을 고용할 것인지 (2명 인지 3명인지 등).
2. 최소 시간 : 보통 2시간은 최소 시간으로 계산된다.
3. 시간 단위 : "increments". 예를 들어 15 minute increments가 있고 30 minute increments가 있다. 만약 이사가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오전 11시 10분에 끝났다면, 15 minute increments는 2시간 15분에 해당하는 비용을 청구할 것이고 30 minute increments는 2시간 30분에 해당하는 비용을 청구할 것이다. 무버분들도 사람이다 보니 보통 increment 시간에서 딱 오분이나 십 분만 넘어가게 해서 돈을 많이 청구하시는데 이럴 경우 일 시기는 사람이 잘 말해서 시간에 맞추어서 일을 하게 해야 한다. 필자는 그렇게 못했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하겠다.
4. 권장 팁 : 보통 권장 팁은 얼마입니다,라고 이미 나왔는데 권장이 권장이 아니다. 그냥 서비스에 상관없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2023년 기준 시간당, 1인당 10불로 현금으로 드려야 한다. 즉, 4시간이고 무버를 2명 고용했다면 총 80불을 팁으로 드려야 한다. 미국 팁 문화가 그렇다. 무버 분들이 영어를 썩 잘하시지 않아서 해당 언어를 하는 친구가 있으면 위에서 말한 increment를 안 채우거나 가구를 망가트리면 네고를 해서 마지막 시간 구간에 대한 팁을 안 줄 수도 있는 것 같던데 나는 해당이 안 되어서 다 드렸다.
5. 트럭 비용 (Truck fee)와 차량 연료 비 (gas fee). 이게 딱 정해진 비용만 내는 곳도 있고 마일수나 시간에 따라서 돈을 달리 내야 하는 곳도 있다.
6. Return fee: 이사를 하고, 트럭이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가는데 돈을 청구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으니 잘 알아봐야 한다.
7. 제공하는 패킹: 가끔 무료로 패킹 박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고, 가구 조립이나 가구 커버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일부 박스는 (wardrobe)는 무료로 빌려주기도 하고 중간 사이즈 상자 등은 돈을 내고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부분도 알아보자. 예를 들어 Would you offer any complementary boxes? 를 물어보고 사이즈를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8. 이사 보험 : 이사하는 중에 물건에 손상이 되면 일부 또는 전액 보상을 해주는 보험인데, 보통 전액 보상은 제공 안 하고 이사하는 사람이 추가로 사야 하는 것 같다.
9. 무겁거나 큰 물건에 대한 추가 비용 : 만약 일정 크기나 무게 이상에 대해서 추가금이 붙는 곳도 있으니 미리 물어보자.
10. 이사하는 곳에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많이 걸어야 할 때 추가 비용이 청구될 수도 있으니 확인하자.
11. 세금이 포함되었는지도 확인하자. 아니라면 세금을 몇 %를 제공하는지 물어보자.
12. 비용지불방법: 현금만 받는지, 수표도 받는지, 페이팔이나 Zelle, venmo를 받는지, 신용카드도 받는지 (그렇다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지) 등도 물어보자. 나는 신용카드도 될 줄 알았는데 모두 현금이나 수표만 돼서 신용카드 스팬딩은 채우지 못했다.
이삿짐센터 간 비용 비교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가상으로 두 회사의 이사 비용을 계산해 보자.
항목 | 회사 1 | 회사 2 |
시간당 2명의 무버를 고용했을 때 가격 | 115달러 | 120달러 |
팁 | 10달러/인,시간 | 10달러/인,시간 |
최소 시간 | 2시간 | 2시간 |
시간 증가 폭 | 15분 | 30분 |
트럭 및 가스 비용 | 60달러 | 40달러 |
리턴피 | 거리에 따라서 계산. 30분으로 가정하면 60달러 (120달러 /시간 * 30분). | 없음 |
세금 | 세금 포함 가격 | 세금 포함 가격 |
[예상 가격] 2시간 일 경우 |
115*2 + (10*2*2) + 60 + 60 = 390 | 120*2 + (10*2*2) + 40 = 320. |
3시간 일 경우 | 525 | 460 |
물론 간단한 방정식을 세우면.. 위 조건에서는 회사 2가 나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회사 1이 회사 2 사람들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도 있고, 시간 증가 폭이 15분으로 짧으니 5분 초과했는데 30분 가격이 청구되는 경우보다는 더 나은 상황일 수도 있는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여러 가지이긴 하다. 아무래도 주변에 물어볼 수 있으면 물어보는 게 좋다.
이사 후기 및 이모저모
필자는 총 3시간 사십 분 걸렸고 30분씩 incremental charge라서 4시간 비용을 냈다. 진짜 가까운 동네 이사였다. 차로 20분이 안 걸리는 곳이었다. 대충 말하면 짐 싸는데 두 시간, 내리는데 한 시간 걸렸다. 40분은 실은 30분 비용을 낼 수 있었는데 필자가 이런 게 처음이라 좀 실수를 했다. 필자의 상황은 아래와 같았다.
필자는 이사를 다 했는데 시간이 거진 딱 맞아서, 오 이제 돈 내면 딱 세 시간 삼십 분 되겠다 했다. 그래서 말 꺼내려는데, 무버 중 한 분이 "아 나 화장실 다녀올게" 하고 화장실 가셨다. 그리고 감감무소식. 다른 무버분은 쉬셨다. 난 이제 끝난 거 아닌가, 하고 어리 둥절 하고 있었는데, 내가 말을 꺼냈어야 했는데 그냥 멀뚱멀뚱 계셔서 그냥 혼자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필자가 나중에 된다면, "아 네 화장실 가시고 지금 딱 시간 보시면 끝났으니까 사인하시고 돈 받으시죠 했을 것이다." 다른 분은 화장실에서 계속 있으신 상태에서 쉬시던 무버분이 핸드폰 보시며 쉬시길래 저거 좀 옮겨줘요, 말해보기도 했다. 어쨌든 그분은 핸드폰 보시다가 세 시간 사십 분 되니까 이제 끝나는 종이에 사인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10분이 지났지만 30분 increment이므로 추가로 4시간 돈을 내야 했고 팁도 그에 해당하는 돈을 내야 했다. 필자처럼 얼 타다가 눈 뜨고 코베이지 말자. 첨언하자면 끝날 때 화장실 다녀온 아저씨, 일 시작할 때도 화장실 가셔서 이십 분 계셨다. 장이 안 좋으신 날이었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필자는 혼자 이사하느라 지쳐서 못 했는데. 시간 보고 딱 이분들이 시간 좀 늘려서 30분 가격 받으려는 것 같으면, 이거 언팩킹해주세요 여기 옮겨주세오 등등 어차피 돈 내는 거 이런저런 일 해달라고 요구하자. 아니면 본인처럼 얼타지 말고 이제 이사 끝났으니까 계산합시다, 해야 한다. 딱 시간 맞추어서 말고 약 오 분 전에 말하자. 왜냐면 이리저리 소모되는 시간 있으니까 괜히 시간 딱 맞춰서 하려다가 돈 더 낼 수도 있으니까, 오분은 여유를 갖자. 나중에 사인 하고 난 뒤에는 '엥? 우리 삼십 분 아니잖아, 나 그러면 언 패킹 좀 오분이라도 도와줘' 해도 씨알도 안 먹힌다.
이사 중간에 뭘 마시거나 먹을 수 없어서 기운이 없을 수 있으니 힘들면 먹을 수 있게 음료수랑 간식 미리 가방에 빼 두자. 안 그러면 필자처럼 힘들어서 마지막에 아무것도 못하는 수가 있다. 그리고 위에서 이런저런 말을 하긴 했지만 원래 내가 원하는데 로 딱딱 시간 맞추어서 완벽한 효율을 낼 수는 없다. 무엇보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일을 시키는 사람이 잘해야 한다. 여러 가지 내용들을 잘 숙지해 두되,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
이삿짐을 싸 놓았는데도 시간이 걸린 이유는 내가 짐을 싸 놓아도 추가로 포장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싸놓은 박스들을 트롤리에 옮길 때 모두 겹쳐서 쌓은 후 랩핑을 하셨다. 아마 트럭에서 이동할 때 움직이지 말라고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필자는 스스로 박스 움직일 것 생각해서 조금 작은 상자에도 짐을 싸놓았는데 이런 작은 상자들도 테트리스 하듯이 모아서 랩핑을 하셨다. 그래서 박스들을 서로 이어 붙여서 랩핑을 하는 게 시간이 걸리고, 매트리스나 침대 등 가구를 랩으로 감싸는데 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런 부분은 지금 생각해봐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래서 이사를 할 때 짐을 옮기는데 2시간, 내리는데 1시간이었다.
참고로 이사는 혼자가 아니라 누구 한 사람이 더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내가 따라다니면서 같이 짐 옮기거나 집에서 다른 짐 들어오게 정리하거나 했는데 둘이었다면 더 빨랐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러면 일손이 하나 더 느니까 빨랐겠지 하하. 또한 이사가 끝나고 집을 정리하는 것도 두 사람이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왜냐면 이사할 때 이삿짐센터 따라서 본인도 이동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사 후 정리 및 디파짓 이야기는 다음글에 써보도록 하자.
미국에서 이삿짐센터 사람을 불러서 이사하는게, 한국 이삿짐센터 부르는 것과 비교해서 다른점도 있고 비슷한 점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불만이 많아 보이는데 실은 나는 마지막이 아쉬운 거였지 (가구가 조금 부서지고, 너무 대놓고 마지막에 시간을 끄시고, 화장실 더럽게 만드셔서 - 화장실 청소하고 사람 불러야했다) 이 정도면 첫 이삿짐센터 이사치고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처음으로 사람을 고용해서 일을 하다 보니까 아쉬운 점이 남아서 다른 분들은 내가 놓친 부분을 고려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적어보았다.
정리 :
(1) 고용한 입장에서 일 해주길 확실히 요구하기 또는 일 끝나는 시점에 끝났다고 확실히 본인이 말하기.
(2) 이사할 때 본인 먹을 간식이랑 음료수도 준비하기.
(3) 가구가 망가지고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이런 점은 어느 정도 마음 비우기.
참고로 아래 사진은 옷걸이에 걸린 그대로 깨끗한 쓰레기 봉투로 옷을 싸 둔 것이다. 옷은 옷 넣는 상자를 제공한다고 깨끗한 쓰레기 봉투에 넣으라고 안내 되어있어서 그렇게 준비했다. 옷걸이에 걸린 채 봉투를 씌운 이유는 옷이 구겨지는게 싫고 이대로 상자에 넣고 이사가서 새로운 집 옷걸이에 그대로 걸으려고 이렇게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copyright. 2023. 퇴근길 afterwork-fyi.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 2023. 퇴근길 afterwork-fyi.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모든 포스트 내 사진과 글은 무단도용, 영리목적의 사용, 저작물의 변경 등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info : 유용한 정보, 체험기 > 미국 취직과 자취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에서 한국 귀국시 선물 추천 - 트레이더 죠스 트러플 글레이즈 (0) | 2023.10.30 |
---|---|
미국에서 김치 담그는 법 (feat.미국 대학원생과 한국양념) (0) | 2023.07.24 |
미국 저렴한 와인 추천/비추천 - 트레이더 죠스, 세이프웨이 (0) | 2023.07.09 |
미국에서 매운 돼지 갈비찜 해먹기 (간단 자취생 버전) (3) | 2023.07.04 |
샌프란시스코 지역 정보 - 렌트 구하려면 어디서 구하지 (0) | 2023.06.17 |
댓글